고운 봄날
오전시간 빗방울 후두둑 떨어 지는 것 같더니
비는 오질 않고 날만 잔뜩 흐려져 잇다
어제 조금 포근 했던 봄날 덕분에 완전 만개를 한.....
벗꽃잎 다 떨어 질까...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도 날은 흐림이고 비는 오질 않았다
비오면 학원 땡땡이치려다
그나마 흐림이기에......꽃구경 삼아 학원으로 향했다
고운 봄날이다
벗꽃은 흐드러져.......눈 돌리는 곳마다......화려함이고
뽀얀 목련...자목련은 ...조금은 늙어 있고
개나리는 초록이파리가 반이다
바닥에 깔린 꽃잔디는 진분홍 화려함으로 바닥을 덮었다
눈돌리는 곳마다
그리고 가끔은 매화향도 날아 오는 듯....달콤한 향내가 코를 자극한다
그렇게 눈물나도록 화려한 봄날....칙칙한 학원 안으로 들어섰으니
공부는 하기 싫고
대충...고장 선생님 강의 듣고
몇자 끄적이고는.......이집 저집 잘하는지...학원 한바퀴
늙은 자씨....글씨를 아주 그리고 있다
(술잔 "상"'자를 아주 순서도 없이...마구그려...완죤 찌그러진 막걸리 양재기잔을 맹글고 계셨다...ㅎㅎㅎ)
옆에 서서 한말쌈 드렸다
아이구...아자씨....글씨 꼬라지가 ...이기 이기뭡니까?
발로 그려요?....ㅎㅎㅎ...
나는 못하면서 남에겐 핀잔이다
이글자가 안되네요....하며 자꾸 그린다
어이구 아자씨...무신 글씨 쓰는 순서가 ....틀렸잖아요....그기...그기....
시방꺼정 뭐했어요.....순서도 모리고.....엄청....핀잔을 주고는..
병주고 약줬다...ㅎㅎㅎ
아자씨...듣기 싫죠...잔소리
아니요...하면서... 나를 띄운다
목소리가 이뻐서...괜잖아요.....ㅎㅎ
ㅎㅎㅎ...아부성 발언
하던것 잘 모르니...붓을 쥐어준다
갈챠 주라고....
아니 붓 안줘도 되유....요케 요케 해봐유 하며 순서만 갈챠 ...설명
내는 몬해도 설명은 잘한다
알았다며...저번에도 많이 도움 됏다고 반가워 한다
그렇게 갈챠 주고 있시니
그야말로 초짜 자씨가 또 불러 댄다
여기요 이것도 좀 봐 주세요
저번에 봐 주셔서 잘 됏는데....또 한번 봐 주세요 ...하며 부른다
ㅎㅎㅎㅎㅎㅎㅎ
아자씨...지 보담 잘하는 사람 요기 엄청 많아유....저 사람들 시켜유
아니...좀 봐주세요
그렇게 좀 봐 주곤...씰대 엄는 소리에 웃고 떠들어 대니.....
옆에 줌마 한소리 한다
나솔.......... 여자가 목소리 좀 낮추고....웃어
내 원래 그런걸 어쩌누....요즘은 암탉이 울어야 알을 낳고 부자 된다잖우...
다들 웃는다
그렇게 시끄럽게 웃어 재끼곤
내는 먼저 가유....하며...쌩하고.......학원을 빠져 나왔다
어딜가나...조신하지 못함을.....ㅎㅎㅎ어쩌리요
노인네들...덩달아 웃고 떠들고
내 한날 각중에...조금 조신해 보려고 조용하믄........누구나 다...왜그러냐고
워디메,,,,아프냐고 묻는걸....낸들 어쩌리요
무튼.............날씨는 짠득허니....흐림이지만...........그래도
벗꽃 만발한........만산홍엽 아닌.......온천지.............벗꽃으로 가득한...눈물 나도록 고운 봄날 오후다
집으로 오는 길........아들놈 감기 진해 회사 아니 가고 집에 있기에
아들놈 좋아하는......초밥 하나 사 들고 왔다
오늘도 즐거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