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달력은 아직도 5월
오월 마지막 주 일욜
시골 아부지
사과 적과 해야 한다며 바쁘다고 와서 도와 달라고 부르신다
일욜 아침 아들놈 대구 내려 갈일 있다기에...
에미 집에 댈다 주고 가라했다
그렇게 이른 아침 출발
점심 시간 읍내 도착
읍내 장날이다
엄마 쑥덕 한다며 떡집에 계셨고
아부진 다른 볼일을 보시고 ..............
엄마만 모시고 집으로 같이 들어갔다
점심을 ....막 해온 따끈한 쑥떡으로 배를 채우고......
아들놈은 대구로 향하고...
엄마랑 나는 밭으로 향했다
다행히 흐린날의 오후 였기에....
오후시간 밭에 나가 일할수 있었다
아무렇게나 많이 매어 달린 대추만한 사과를 따내고.......시간을 보내고....
조금은 어둠이 내리고
개구리 울음 크게 들릴적 집으로 들어섰다
얼른 저녁을 해서 엄마랑 둘이서 먹으려는 데 아부지 들어오신다
같이 저녁을 먹고는...
이런 저런 야그로 저녁 시간을 채우고....
담날 아침 일찌거니...또 밭으로 나갔다
비가 오려는 듯 흐린 날이다
오전은 그럭 저럭 일하고 오후시간.....일을 막 시작 하려는데 후두둑 빗방울 떨어 진다
그래도 일이 바쁘기에.....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다가...
기어이 쏟아지는 소나기를 맞고 말았다
홈빡 맞은 비에 젖은 옷이 몸에 휘휘 감겨 왔다
어릴적 비를 홈빡 맞아도 즐거웠던 기억이 잠시 스쳤다
혼자 히죽이 웃고는.......터덜 터덜 걸어 집으로 발걸음 옮겼다
그렇게 또 하루의 시간이 흐르고..........
사흘째 되든 날 아침 시간....
ㅎㅎㅎ...............이른 아침 눈을 떳을 때....
창문 너머 소나무 빼곡한 뒷산 위.............하늘은 어찌 그리 파랗고
햇살은 또 어찌 그리도.......맑은지
휴~~~~~~~~오늘 주겄다
그래도 들로 나가야 한다
늘상 집에서 느지막히 아침을 먹는 버릇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아.....
이른 아침은 그야말로........모래알이다
그래도 먹어야 산다
억지로 대충 구겨 밀어 넣고는....
엄마는 새참을 준비 한다
해온 쑥떡
야쿠르트 댓개
배고프면 라면이라도 끓일 량으로.....라면 서너 봉다리
이것 저것 주섬 주섬 챙겨 들고는...밭에 도착
흐미......................탱글 탱글 영근 여름 볕이다
모자를 써도
땡빛은 다 가려지지 않고
내등을 파고 든다
앞산에선...한가히 뻐꾸기가 지랑 놀자고 뻐꾹거리며 꼬득인다
한참을 일하고 참을 먹고...........
잠시 쉰후 또 일한다
더한 뜨거움이다
그렇게 하루해를 채우고.........저녁시간 해는 서산에 걸리고
개구리는 죽어라 울어 재낄때
집으로 들어섰다
얼른 저녁 준비 하고....저녁을 먹고는......씻자마자 잠자리였다
그제야 시골 엄마 일찌거니 주무심을 알았다
낮에 힘들었으니......
집에 있을적엔
엄마는...무신 초저녁에 잠이와...그랬는데...
내 일하고 보니....
초저녁이 초저녁이 아니었다
아홉시만 되면 누웠고
잠 잘못 자든 난 걍 골아 떨어졌다
눈 감았다 떴다하믄 아침이었다...그래도 잠 부족임인지 아침은 억지로 눈을 떴다
그렇게 또 ...하루 시작....
뙤약볕이 무서웠지만....사과 나무 아래 서야만 했다
그렇게 나흘째.....드댜
발과 다리는 탱탱 붓고
얼굴과 손은 팅팅 부었다
사다리 오르락 내리락 해서 글타고 엄마는 걱정이다
일주일 지나믄 괜잖다고......
그렇게 저렇게 일주일 후딱 지났다
아침이믄 일어 나기 힘들었지만 조금씩 익숙해 지고.....
저녁 먹은 후 잠깐의 휴식 시간에.....
마당에 잠시 섰노라면.....투닥 투닥 하얀 달빛 사이로 떨어지는 뽀얀 감꽃이 마당 가득이고
가끔은 짖어대는 울집 멍멍이
멀리서 울어대지만 가까이 바로 집앞에서 울어재끼는듯 들리는 개구리 개굴 개굴 맑은 울음이 좋은 시골 그림이 좋았다
그 뜨겁든 낮시간에 ....사과나무 아래 일하다보믄
간간히 바람 살랑일때
달콤한 찔래향이 좋고
도랑가 옆이라 돌돌거리며 흐르는 물소리가 좋고 ......뻐꾹대는 뻐꾸기 소리가 편해 보이는...여름날의 뜨거운 한낮
조금 많이 힘든 노동 시간도 있지만
작은 즐거움도 소소히 느끼며 나 혼자만의 즐거움도 있었다
그렇게 열흘 간의 시골 생활을 .......마치고....
아들놈 에미 댈로 온다며 이른 아침 왔기에......편하게 집에 들어섰다
점심시간 즈음 집에 들어서니
그야말로 집은...난장판이었다
발 들이밀 틈바구니 없다
여기 저기...이것 저것 거실 가득이고
빨래통엔 빨래가 넘쳐 나고...
부엌엔 .....설겆이 꺼리 잔뜩 쌓였고
무얼 부터 해결 해야 할지.....
우선 밥부터 시켜 먹고...............그렇게..............휴~~~~~~~~~~~~~
안그래도 까만 줌마가....
땡빛에 열흘 구워서......아주 잘 익혀...새카맣게 해서 돌아와.................요렇게
이제
시방 쪼까...한가하다
방 걸레질은 내일로 미루자...................아직도...온모미 요기 쬬기................피곤타
열흘간의 시골 여행
후유증이 아마도 오래 갈듯.........
내 집에 없어도 꽃은 피어있고........만데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