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오후
공경.....
오전 시간......늦도록 주무시기에.....
열시쯤 깨웠다
몇시에 갈껴...........
몇시야
열시........
어....안돼...일찍 일어나 공부 하려고 했는데....
몇시 수업이여
1시
그럼 시방 일어나 안 일어나......
아마도 더 주무실 것 같구만.............
..........
니 알아서 하세요...하곤 문 밖으로 나왔다
글 곤 잠시후...............
부시시 눈뜨고 일어나......
늦었다며 후다닥이다
밥 차릴까
아니 먹을 시간 없어....
뭐여 또 밥 안먹고 나가선 짜증 부릴려고 글지
해 놔도 못 먹고....
나도 먹고 싶지.....하지만 늦었어
............얼라 마냥 밥 그릇 들고 ......숟가락으로 떠먹여 드릴까.....
그렇게 씻고 화장하고 .....
옷을 입고는.......
지 방으로 들어가.......책 가방을 챙기나 보다....
근디 잠시후.............
뭐이가 안방으로 날아 든다
얌마....................너 향수 뿌렸어....
어...엄마 어케 알아....
엄마 귀신이잖여
아닌데......남자들은 냄새 잘 못 맡는데.....
이거이 무시기 소리여
엄마 남자잖여................ㅎㅎ
그려 남자 귀신인게벼....빨리 나가라....
알쪄요.....
그렇게 보내 놓고는...
비오는 오후
나갈까 말까를 망설이다...잠시 외출 했다
외출 하며 쓰레기 봉투만 들고는 덜렁 덜렁 .......승강기를 탓다
쓰레기 통에 쓰레기를 버리고는......
가든 길 가려니 무엔 가 ...허전 했다
다른 건 챙겼는데....
지갑이랑 저나가 엄따....요즘 정신을 다 팔아 먹어서 남아 있질 않다
다시 올라가
문을 여니....저나 벨이 막 울린다
급히...............받았다
공경이다
왜..무신일이여...
엄마 나 어떻게 해(짜증 섞인 목소리...)
왜 또 뭔일.................
어.............교통 카드가 안돼.....
그리고....셔틀 타려고 섰는데....버스가 걍 지나 갔어............
글고 난 급해서 밥도 안먹고 왓는데.....
휴강이래잖어.....................어케.....짜증나...
그래.....울 공경 어제 오늘 왜 그러십니까?
어제도 짜증이더니....
몰라 .......ㅠㅠㅠ
아마도 요즘 공경이 곁에 머피가 찰싹 들러 붙어 있나 보다
빨리.....샐리 불러 들여
머피고 샐리고 다 죽었나 봐......ㅠㅠㅠ
비오는 날이라...아마도 ....기분이 가라 앉나보다
짜증 내지 말고......
그럼 다시 집에 올껴....
아냐 수업 하나 더 있어....
마음 가라 앉히고.......
화내면 점점 더 화나
다 지나가는 바람이려니...혀라
아주 큰일도 아니잖여
점심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고........배고프면 더 짜증이다...........저녁에 봅시다
엄마도 잠깐 나갔다 와야 돼
알쪄요
울 공경....며칠째 계속 짜증이다
얼라는 얼라다
그렇게....오후 시간...
비는 줄기차게 내리는데....작은 우산 하나 받혀들고.....나갔다
작은 산자락을 껴 안고 ...걸어 가는 길
길바닥에 자욱 향내가 깔렸다....달콤한......
언듯 내 눈은 산 기슭을 향했다
가지마다 뽀얀 꽃들을 매단 아카시아.....................늙은 나뭇 가지는 무거워 축 쳐져있다
아카시아 향
비온 숲속.....맑은 향..........
고운 향내는 온통......................도심 도로위에 가득 가득 쌓였고
난 그 고운 향내 담은 길을....
작은 우산 하나 들고...우산 위로 후두둑....떨어지는
빗소리 친구 하며...즐거운 발걸음이었다
공경과 달리.....................................난 .....
비오는
빗길을 ..........걸으며 즐거움이.......내 맘속에 가득 했다
이제사 비가 그쳤나 보다
비가 오면서도 장맛비처럼.....후텁한 날이었는데...
비개인 오후 시방은....서늘 바람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