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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잔 아닌......?

나 솔 2023. 5. 13. 19:56

가끔씩 주일에 한두번 만나는 그리 친하지도 않고 그 줌마에 대해

아는 것도 심지어 이름 조차도 알지 못하고 몇 개월을 만났어도 그냥 저냥 아는 척 하고 눈인사만 하다가

우찌 우찌 해서

조금은 말을 섞을 정도의 만남이 한달 정도 쯤은 되었을 것이다.

헌데 어제도 잠깐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시간

느닷없이 줌마가 다가서더니.....

언니................오늘 술한잔 어때요? 한다.

예? 하고 반문하고는 뜨악히 쳐다보다가...나도 딱히 바쁜일이 없었고

또한 줌마가 서글 서글허니 목소리도 시원해 보이고 인상도 그리 나쁘지 않아

그렇게 하자고 하곤......이른 오후 시간 

울 동네 옆 로데오 거리로 향했다.

식당가엔 아직 사람들이 붐비지 않은 시간이라 식당마다 휑했다.

휘둘러보고는 둘이서 한잔 할 곳 편한 곳으로 눈돌려 식당안으로 들어 섰으나

식당엔 아직 준비 중이라고 ......발길을 옮겨 다른 곳으로 들어 섰다.

흔한 삼겹살 집

일단은 앉아서 삼겹에 줌마가 막걸리 먹자기에 막걸리 한병 시켜 놓고는 수다를 떨었다.

언니...저 이름 아세요?

아니요

저 ㅇㅇ 이예요

아...그러세요...저는 ㄴㄴ 입니다...했더니

언니 언니니까 말 편하게 하세요 저 말 놔도 돼죠...하기에

그러세요....하고는 

그렇게 둘이서 서로에게 술 한잔씩 따뤄 주고는 짠~~을 하고 

삼겹은 익어가고....술병 안 술의 양은  줄어 들고..

어느새 한병 두병........무려 다섯병이다.

줌마는 혀가 꼬인다.

아직은 해가 서산을 넘지 못한 시간

줌마의 혀가 꼬일 즈음 이제 그만...했더니...줌마는 한잔만 더를 외친다

더 먹을수 있어요? 취한 것 같구먼...담에 먹쥬...

아니 딱 한잔만 더............

휴...다시 생맥 집에 들어 생맥 한잔 하고 이제 해가 서산으로 지들 집 찾아 들었다

우리도 이제 지브로 해야 될 것 같은데....

언니............노래방 가자..

시방?

집에 안가유?

언니...노래방 한시간만....

그려유...개안겠수?

개안아...개안아....

알쥬 그럼....

그렇게 노래방 가서 고래 좀 잡다가.....보니....어둠이 짙어졌다

줌마는 집에 가고 나도 집 찾아 들었다.

그야말로 난생 처음 막걸리를 엄청 펏따. 좋아 하지도 않으믄서..........줌마 맞춰 주려다 내가 맛이가따

지브로 오는 길 정말 술이 내 몸을 장악한 것을 느낄수 있었다.

ㅎㅎ 걸을 때마다 다리가 휘적거렸다...ㅎㅎ 왜 이래...다리에 힘을 주고 천천히 또박 또박 걸어봐도

휘청거림이 느껴졌다.

집에 들어섰다.

대충 세수만 하고는 그대로 이불속으로 ...

불면증 없는 밤이었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깨었다.

에구 머리야...왜 글쥐???주글맛 워쪄 워쪄...........아침을 대충 먹고는 

끙끙거리니...

아들놈  슬그머니 옆에 와서는...엄마 숙취제 이것 잡숴 봐유..

그 정도는 아녀 임마....했지만............

잠시후 숙취제를 입안에 털어 넣고는 물한모금.......개안아 지것쥐

헌디 이거이 무신 일.....................하루죙일 머리는 지끈 거리고 힘들고....

다시 낮잠을 자고 일어나도 머리 아픔 여전...

개안아 지라고 물도 먹고 맛없는 밥도 꾸역 꾸역 입에 밀어 넣었으나....

난 내가 아니었다.

과음...

내 몸속에 들어 온 막걸리는 시방까정 나에게 무신 짓을 하능겨?

아즉까정...머리는 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