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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이야기

나 솔 2005. 9. 14. 20:56

친정엘 다녀 왔답니다

울아가 수학여행 보내 놓고...전 시골...친정(문경)을 다녀왔죠

 

오후 늦은 버스를 타고

저녁 늦게야...도착하여...

시골 머스마들 두어명 불러내어...호프한잔하고...

자정쯤 집에 들어갔더니...

울 아부지...아직도 내가...어린애인 줄 아는지...

머스마들하고 어울렸다고...야단을 치데요

 

아부지...저도 이제 오십이 다 되었어요...

했더니...또 한소리...

어릴적도 절대로...밖에 못나가게

하더니...아직도...

시골 ...노인네라...상것들하고 놀지말고...

머스마들하고 어울리면 안된다고...

 

그래서..

아부지요...이젠...제발 그만 간섭하라고...

저..이제...아이 아니라고...으이그...

울아부지...못말려...초등 모임이라도 갈려면...

누구 누구도 나오냐?

그런 애들하고 같이 어울리면 안된다...

아직도 난...어린애인가보다

 

다음 날 아침...늦게사 일어났더니...

두분 다 안계신다...상만 덩그러니...차려져있고

혼자 앉아 밥을 먹고는...

 

혼자 큰길을 터벅 터벅 ...따라 내려가

우리 밭...과수원으로 향했다

과수원 입구...커다란 밤나무 아래엔...몇개의 알밤이 떨어져있고

사과는...올해 농사가 잘되었나보다...많이 달렸다

 

요즘 따는 것 ...홍로..홍월...야다까...이것 저것...

한 잎씩 베어 물어보고 던져버리고...

배나무 두어그루 아래엔...배가 떨어져...널려있고

맨 꼭대기...복숭아 나무엔...복숭아...몇개 달리고

떨어지고...하나 따서...씻어 먹어보니...영 맛이 없었다...

이것 저것 먹다 버리고

 

푸른 산등성이

과수원...붉은 사과들..

파란 하늘만을...한참이나...쳐다보며

사과나무 아래...마냥...자라난 풀밭을...여기 저기 헤메이다

또 다른 밭에가서......또 하나...빨갛게 잘 익었기에...한입 베어 물었다가...

이건...좀 났네...그러고는...한입 더 베어물어보다가...

 

밭둑에 늘려있는...호박잎도 따고...

한쪽기슭에 심겨져있는....고추좀 따고........

기웃거리다가...

 

갈대는 바람에 날려 흔들리고

큰 개울가 흐르는 물에는...산그림자도 놀러와 있고

파란 하늘도 내려와 놀고 있는...

과수원 옆....도랑가 길따라....

시골 아지매는...들꽃 구경하며....

맑은 바람 한아름 안고 집으로 와서....

잔뜩 흙묻은 신발을 털어냈답니다.................나솔의 시골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