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드리워지던 갈매빛 그리메는 사라지고
온통 홀라당 벗은 모습의 나목들이
추운 칼바람을 맞고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하얀 겨울
차가운 밤바람에 온몸을 떨다가
아침햇살 뽀얗게 피어 날제
벌거벗은 몸둥이로 애연히 웃고 서있는 겨울 나무들
집안까지 겨울 햇살이 맑게 웃으며 들어 선다
들어온 햇살이 집안의 따스함과 어루러져
볼이 빨갛게 달아 오른채 자리 잡고 앉았다
내 감기 진하게 들었다고 .....문병 왔나보다 ...
조금은 어두운 방안에 누웠다가
따스한 햇살 나와 앉은 거실에 나도 앉아 본다
하이얀 커피잔을 하나 받혀들고는.....
향기가 오른다
진한 감기라.......
짙은 커피향을 친구할 수 없지만
약간의 갈색 향기가 코끝을 맴돈다
햇살 가득한 거실에 앉아
지난 여름날 무성했던
갈매빛을 그려본다
그렇게 .....
달궈진 햇살아래 휘청대던.......푸르렀던 날들을.............
나목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하얀 겨울 보다는.....
짙푸른 여름 뜨거움에 휘청거리고 서 있는.....
지난 여름날이.... 난.... 더 좋다..........
갈매빛 그리메 (짙은 초록 그림자)